

통상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는 장기 금리 하락으로 이어져야 정상이지만 연준이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여전히 4%대에 있으며 30년물 또한 4% 후반선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경기 과열이나 인플레이션 기대 때문이 아니다. 시장은 연준의 정책 신호보다 미국의 재정 건전성과 국채 신뢰에 대한 우려를 더 크게 반영하고 있다. 트럼프는 내일이 없는 듯 달러를 찍어내고 있다. 고금리 환경에서의 급격한 국채 발행 확대 덕분에 국채 금리는 의도와 무관하게 상방 압력을 받고 있다.

법원이 1심과 2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를 무효화하면서 만약 대법원에서도 관세에 대해 위법판정이 나오면 이미 징수한 관세를 환급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는 또 다시 신규 국채 발행을 폭증시켜 장기 수익률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장기 국채 수익률은 단순한 경기 사이클이나 금리 정책의 결과물로만 보는 것 보다 전 세계 금융 질서가 전제로 삼아온 '미국 국채 = 무위험 자산'이라는 공식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더 옳다.

경제 체제 붕괴 사이클
1930년대 까지, 영국은 세계 최대의 산업, 무역 강국이었고, 런던 금융시장은 국제 결제의 중심지였다. 당시 국제 무역의 다수는 파운드 스털링으로 청산되었고, 파운드는 사실상 세계 기축통화 역할을 했다. 파운드화는 금본위제 아래 매우 안정적이었다. 1945년까지 영국은 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막대한 전비를 조달하기 위해 대규모 차입을 했다. 전쟁 동안 해외 자산을 매각하고 특히 미국에 군수품과 원자재 대금을 달러로 지급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영국은 달러 부족(dollar shortage) 상황에 빠졌고, 파운드의 신뢰는 점차 흔들렸다.
1944년 미국 뉴햄프셔 주 브레튼우즈에서 전후 국제통화체제를 설계했다. 달러를 금과 직접 교환 가능한 유일한 통화로 하고, 다른 모든 통화는 달러에 고정하는 체제가 확립되었다. 이는 사실상 달러중심의 통화 질서를 의미했고 파운드는 이미 기축통화 자리를 내주고 있었다. 1947년 영국은 IMF 차입국 1호가 되었고, 파운드는 강제적으로 달러 대비 절하를 단행해 국제적 신뢰가 급속히 추락하였다. 1956년 영국과 프랑스가 이집트의 수에즈운하 국유화에 반발해 군사 개입을 시도했지만, 미국이 금융 압박을 가하면서 영국은 군사적, 금융적으로 미국에 종속됨이 드러났다.
그럼 지금의 미국의 재정은 어떠한가? 현재 미국의 국가부채는 37조 달러를 넘어섰고, GDP 대비 120%에 달한다. 과거 연간 4~5천억 달러 수준이던 이자 지출은 최근 연간 1조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국가 예산에서 이자로만 나가는 돈이 각 지출 중에 두번째로 크다. 이는 역사적으로 반복 되어온 패턴이다. 로마 제국 말기에는 화폐 속 귀금속 함량을 줄이며 통화 신뢰가 붕괴했고, 20세기 영국도 전비와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며 파운드의 기축통화 지위를 상실했다. 오늘날 미국 역시 부채 구조와 이자 부담으로 인해 신뢰 약화를 겪고 있다는 점은 어쩌면 1940년대 영국과 같은 사이클의 지점에 현재의 미국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금을 향한 자산의 이동
이러한 상황 속에 금은 다시 국제 금융 시스템의 중심에 자리를 잡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중앙은행들은 매년 1,000톤 이상의 금을 매입했고 이는 지난 10년 평균치(400~500톤)의 두 배 수준이다. 국제 금 협회의 2025년 조사에서는 역대 최대 수인 73개의 중앙은행이 참여했으며, 이 중 43%가 향후 금 보유량을 늘리겠다고 응답했다. 기관 대상 설문조사에서 그 이유로 현 기축통화 체제의 경제적 위험이 증가되었고 글로벌 통화 시스템에 변화가 예상 됌을 꼽았다.
BRICS 국가들 사이 무역에 위안화와 루블화의 결제 비중이 늘고 있음에서 SWIFT의 대체 시도는 계속되고 있음을 알수 있다. 또한 이들은 최근 금 매입의 주요 주체 중 하나로 막대한 양의 금을 이미 보유하고 있으며 금을 직접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구상까지 검토되고 있다. 다수 기관 분석에 의하면 이들이 보유한 금을 토큰화하고 분산원장 기술과 결합하면, 비용 절감과 효율성 측면에서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현재 중앙은행들은 월 평균 80톤의 금을 매입 중이며, 2025년에도 약 900톤 수준의 매입이 예상된다고 한다. 앞으로 3년 연속 1,000톤 이상의 매입이 예상되므로 금값 약세 시나리오에서도 하단으로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 또한 예측해 볼 수 있다. 이번 금 시세의 상승은 단순히 투자 수요 때문이 아니라 국제통화질서에 구조적 변동이 일어나고 있음이 반영되었다. 단순히 경기 순환적 랠리가 아닌 앞으로 있을 큰 사이클의 출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달러 패권의 몰락을 예견하는 자만이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아이티센에 투자한다는 것은 곧 실물자산의 토큰화, 가치의 디지털화에 투자한다는 것과 같고, 실물자산 온체인화의 가속은 거시경제의 중심되는 화살표이며 시대적 흐름이다. 달러는 브레튼우즈 체제 이후 80년 이상 패권을 지켰지만 앞으로 달러보다 우수하고, 가치 있고, 편리한 자산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역설적으로 달러의 장기적인 가치 하락에 기여할 것이고 더이상 달러 강세는 보기 힘들지도 모른다. 현재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은 예전 인하 사이클의 모습과 다르다. 지금의 변곡점의 위치는 마이크로 웨이브에 있는 것이 아니라, 훨씬 더 거대한 매크로 웨이브에 위치해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거대한 사이클의 변곡점에 서 있다. 더 이상 예견할 필요가 없다. 현재 우리의 두 눈으로 세상이 변하는 것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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